국립중앙도서관 '특별 견학'을 다녀왔습니다.
25명씩 2개팀으로 나뉘었는데, 저는 두 번째 팀이었어요. 두 번째 팀은 10여 명밖에 안되어 조금 더 잘 들을 수 있었습니다. 문헌정보학과같은 도서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여대생도 있는 것 같아요. 질문 내용상 느낌이. 견학은 1시간 20분 정도 걸렸어요. '문학상 수상 작품전' (본관 1층 왼편) -> 자료보존센터(자료수집과, 국가서지과) -> 자료 보존실(자료보존센터 2층) -> 문학실(본관 2층) -> 디지털 도서관 -> 지하 보존 서고(지하 3층만) 순으로 견학을 했습니다.
[ 국립중앙도서관 ]
이번 견학 중 2번째로 흥미로웠던 곳이 '자료보존실'이었습니다. '복원'과정과 '보존 기한 늘리는 작업' 방법을 들을 수 있었거든요. 이 곳에 계신 학예연구사분들 존경스럽습니다. 책이 상하기 전에 생명 연장될 수 있도록 처리하시고, 상처가 나면 낫게 해주시는 분이잖아요. 책을 고치는 의사죠.
[자료보존센터]
학예연구사 분의 말씀을 메모한 내용입니다.
- 청나라에서 1800년대에 조선 왕에게 보낸 문서 등을 보존 처리.
- 1년에 10만 권(?) 복원 처리.
- CD, DVD도 보존 기한을 늘리는 처리를 한다.
- 매체 변환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.
- 1970~1980년대 이전 책은 산성화가 되어 바스러지는 현상이 일어난다. 이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산성도(pH)를 측정해서 산성화 4정도(?)일 때 -> 알칼리를 스프레이 형태로 책에 뿌려준다. 보존 연한이 2~3배로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.
- 이 처리는 한 번만 하면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.
- 1900년대 시작부터 70~80년대까지 '산성지'로 많이 만들어졌고, 90년대 이후 '중성지'를 주로 사용했다.
- 책이 살기 좋은 환경 : 온도 20~22도, 습도 45~50%.
- 가정에서 하는 좋은 책을 위한 환경 : 온습도의 급격한 변화와 직사광선은 산성화 가속. 이를 피한다. 책 윗부분 먼지를 청소기로 주기적으로 처리.
[ 책에 알카리를 뿌려 보존 수명을 2~3배 연장한다. ] (KBS 캡쳐)
- 보존 및 복원 처리하시는 학예연구사분들은 문화재보존학과, 제지학과 등을 전공했다.
- 용인대, 공주대 등에 이런 학과가 있고 전통학교에서도. 영국, 일본에서 보존 공부하고 오신 분도 있다.
이번에 일반인에 최초 공개한 '지하 보존 서고'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정말 행복했습니다. 보존 서고는 책을 영구 보존하기 위한 곳입니다. 후대를 위해. 보존 서고는 여러 층인데 지하 3층만 공개했습니다. 들어가자마자 모두들 '우와~'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. 9단으로 된 레일식 책장에 책이 엄청나게 꽂혀 있었습니다. 보존 서고에 10분 가까이 있었어요.
지하 보존 서고 들어가는 과정부터 설명할게요.
지하 보존 서고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고요, 가방은 입구에 놔두고 들어갔습니다. 긴 지하 복도를 걸어갔는데요, 걸어가는 동안에 CD와 DVD를 보존하는 '비도서서고'가 있었습니다. 이곳은 보여주지 않았어요. 조금 더 들어가니 천장에 컨베이어벨트를 볼 수 있어요. 도서관이 넓다보니 책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서고로 들어온다고 하네요. 책에게는 이게 고속버스죠. 담당자들은 전동차로 이동을 합니다.
[ 지하 보존 서고로 들어가는 이중문 중 두 번째 문 ] (보존 서고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해서 KBS 캡쳐)
지하 복도 끝에 아주 두꺼운 이중문이 있어요.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아래 사진과 같은 보존 서고가 나옵니다. 이걸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져요. 쭈욱 걸어가면 끝에서 다시 양쪽으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. 그러니깐 서고 내부는 T자 모양으로 걸을 수 있어요. 다른 통로가 있는지도 모릅니다.
[ 지하 보존 서고 ] (KBS 캡쳐)
다음은 설명해주신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급하게 메모한 것입니다. (※ 잘 못 들은 부분도 있을지 몰라요)
비도서서고 : CD, DVD를 보존. 전자파 차단 시설이 되어 있음.
보존 서고는 국내 최초 밀집형(?) 서고.
보존 서고는 지하 3층에서 지하 5층까지.
서고가 굉장히 넓은데 여러 개로 쪼개놨다. 30여 곳(?). 쪼개면 온도, 습도 등 관리가 좋기 때문.
1,200만 권 보관 가능. 50%정도 찼음
책이 살기 좋은 환경 : 온도는 18~22도, 습도 45~55%를 유지. 사무실에서 원격 조정. ('자료보존실'에서 설명하신 분은 온도는 22도 이하 20도 전후, 습도는 45~50%라고 말씀하셨습니다. 따라서 정확한 수치를 기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. 대략적 수치만 알면 될 듯. 실제 온습도계를 봤더니 21.?도, 습도는 50도가 조금 안되었습니다.)
천장의 소화 시설은 스프링쿨러가 아니라 가스식 소화 설비
평상시 전등 꺼짐. 서고에 들어올 때 불 켜짐. 책 보존을 위해.
비닐로 싸진 책(비닐 봉투에 담겨있는 형태)은 일부분이 손상을 입은 책이다. 부스러질 수 있기 때문에 보존을 위해 비닐로 싸서 보관한다.
여기 있는 책의 80%는 디지털화되어 있다.
이곳의 책은 보존이 목적이므로 폐기는 절대 없다.
'납본'이라고 해서 출판사에서 국립중앙도서관으로 2권씩 보내온다. 한 권은 보존 서고에, 한 권은 열람실에. 만약 도서관에 한 권만 들어오면 이곳에 영구 보존한다.
※ 납본관련해서 자료수집과에서 들은 얘기를 간단히 적으면. 구입, 기증, '납본' 3가지 형태로 모든 책이 빠짐없이 수집된다. 하루에 적으면 500권, 많으면 1,000권이 들어온다. 2015년 46만 권 수집. 도서관법에 의해서 일정기간내에 2권을 반드시 납본해야 한다. 납본하지 않으면 벌금. 벌금은 책값의 10배. 논문도 납본하는데, 대학도서관에서 납본한다.
책장은 전동식으로 움직입니다. 사람이 책장과 책장 사이에 끼일 수 있잖아요. 책장에 안전바가 달려있어서 안전바가 사람을 탁 치면 멈추게 되어 있답니다.
[ 지하 보존 서고 ] (KBS 캡쳐)
위 사진에서 책장 측면에 작은 화면 보이죠? 그게 전동식으로 이동하도록 조절하는 장치입니다. 부팅할 때 보니깐, Windows XP더군요. 그리고 책장에 안전바가 달려있다고 했잖아요. 왼쪽 책장의 3단 위쪽을 자세히 보면 빨간색 라인이 쭈욱 보일 거에요. 이게 안전바인 것 같아요. 추측입니다. ^^
실제로는 전동식을 잘 쓰지 않는다고 하네요. 에너지 절감도 있지만 수동으로 레버를 돌리면 가볍게 움직이더라고요. 정말 부드럽게 잘 움직입니다.
마지막으로 곁다리로 느낀 것. 자료수집과, 국가서지과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상당수가 여자였고, 설명해주신 분도 모두 여자분이었습니다. 문학과 여자가 잘 어울리잖아요. 책과 함께 일하는 곳과 여자도 딱 맞나봐요.
하루 50명씩 총 200명(미참석자 감안하면 실제로는 150명이 안될 듯) 한정해서 최초 공개했습니다. 그래서 견학 경험을 공유해야 할 것 같더군요. 예상 질문이 있었는데 설명할 때 이미 다 하시더라고요. 또 함께 견학한 분들이 질문을 잘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.
견학 장소 별로 담당자 분들이 설명을 해주셨어요. 모두 정말 설명을 잘 해주셨고, 친절했어요. 소중한 시간이었고 정말 감사합니다. 다음에는 직장인들을 위해 주말 견학이 생겼으면 좋겠네요. 직장인이라 시간내는 게 쉽지 않아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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